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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도시농부

베란다 텃밭 가꾸기(아이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집콕생활👩‍👧)

by 키맘 2021.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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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다.


다이소에서 소소하게 화분을 사다 심었다. 바질, 레몬밤과 같은 허브 종류로 시작했다.
처음엔 발아조차 되지 않아 소위 말하는 똥 손(?)이라고 생각했다. 나름의 고집으로 여러 번 시도해보니 어쩌다 운 좋게 발아시키기도 했지만 식물에 대한 지식도 없고 무지했던지라 어렵게 발아시킨 식물들도 과습이나 냉해로 떠나보내면서 나의 가드닝은 막을 내렸다.

나에게 식물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식물을 좋아하지도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우연히 다육이를 좋아하는 친정엄마를 따라갔다 리톱스에 반해버려서 무작정 씨앗을 사다 발아시키기 시작했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아직 1년째 무사히 잘 자라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와 집안에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던 찰나 아끼고 아껴서 발아시켜 키우던 리톱스들이 다 죽어가는 걸 발견했다.
집에서 급하게 분갈이를 하는데 너무 좋아하는 아이를 봤다. 흙을 이리저리 담으면서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이거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치우기는 힘들었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다이소에서 바질을 사 왔다.

분갈이 돕는(?) 딸

바질을 사 온 이유는 처음 발아시켜본 식물이 바질이기 때문이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또 아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결국은 성공적으로 발아시켰고 삽목(식물에 줄기를 잘라 뿌리를 내리게 하는 일)도 성공했다.

자신감이 늘면서 씨앗도 사서 심기도 하고 먹고 난 식재료를 뿌리내리게 하면서 가짓수를 늘려나갔다.


우리집 리틀포레스트🌱

현재 허브류(허브 딜, 애플민트, 바질, 바질 나무), 엽채류(상추, 치커리, 적오크, 샐러리 등), 과채류(파프리카, 고추)를 키우고 있다.

허브류는 씨앗은 대부분 구매했고 파프리카와 고추, 아보카도는 먹고 남은 씨를 말려서 발아시켰다. 샐러리와 파는 손질해서 물에 꽂아두었다. (샐러리는 일주일도 안돼서 새 뿌리를 내렸고 두 달째 잘 크고 있다.)

샐러리와 아보카도

관상용 식물보다 식용식물을 키우는 이유는 눈에 보이게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파프리카의 경우 3개 월도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열매를 맺었다.

하루하루 크며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니 아이도 책임감이 생기는지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베란다에 나가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며 '풀모닝'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식물을 친구라고 표현하며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이를 보니 물 갈아주고 케어하기 귀찮은 마음이 들다가도 뿌듯함 때문에 몸을 움직인다.




열매를 맺는 과채류는 벌레가 생길까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데 파프리카를 먹다가 발아가 될지 궁금해서 시도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보니 싹이 자라 있었다. 과채류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걸 아이가 가장 좋아하고 신기해하는 것 같아서 고추도 같은 방법으로 발아시켰다.

아직 아이가 먹을만한 식재료는 많지 않다는 게 아쉽다. 고작해야 청경채와 애플민트뿐이다. (애플민트는 아이스 레몬차에 띄어주는데 파릇파릇한 애플민트가 아이에겐 '파'같은 느낌인지 빼버리고 만다.)

베텃(베란다 텃밭)을 가꾼 지 약 3개월 정도 되었다. 요즘은 먹다가 나오는 레몬, 사과, 배, 방울토마토로 발아를 시작했다. 빠르게 발아되는 엽채류에 비해 더디게 발아되어 한참 기다려야 한다. "왜 기다려야 해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때로는 기다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얘기해주었다.

아이와 식물을 가꾸는 건 엄마의 소소한 취미가 되고 아이에겐 놀이이자 일상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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